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가 현업에 복귀한 후 12개월이 지나도록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휴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고용보험법이 정한 육아휴직 급여 지급·반환 청구권의 소멸시효인 3년 안에만 신청하면 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17. 5. 11. 선고 2016누81972 판결 참조). 아래에서 이 판결을 소개합니다.

1. 사실관계

X항공에서 일하는 A씨는 2013년 1월 첫째 아이를 키우기 위해 1년간 육아휴직을 하고 부산북부지방노동지청에 같은 해 1월 중순부터 3월중순까지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해 141만원을 받았습니다. 2014년 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전씨는 다시 임신해 같은해 6월부터 3개월을 출산전 휴가로 사용하고 이후 9개월은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2015년 6월 다시 현업에 복귀한 전씨는 이미 받은 첫번째 육아휴직급여 2개월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달라고 서울동부노동지청에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청이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 신청은 육아휴직 종료일로부터 12개월이 경과하면 청구할 수 없다"며 "신청기간이 지났으니 더 이상 1차 육아휴직에 대한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며 거부하자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서울동부노동지청장을 상대로 육아휴직급여 부지급처분 취소 및 육아휴직급여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1심 서울행정법원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기간 규정에는 소멸시효 규정을 배제한다거나 청구기간 규정이 소멸시효 규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등의 아무런 특별한 규정이 없다"며 "이미 지급한 급여 등을 반환받을 권리에는 3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하면서 이와 대척점에 있는 급여를 지급받을 권리에는 1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피고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면서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

① 고용보험법은 제70조 제1항에서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요건을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 본문에서 “제1항에 따른 육아 휴직 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하고, 위 기간을 ‘신청기간’이라 한다)하고 있다. 고용보험법 등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입법취지와 개정 경과, 그 형식 및 체제, 육아휴직 급여 등의 의미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규정은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으로, 피보험자 중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의 각 요건을 갖추고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정하여진 신청기간 내에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 신청을 한 자에 한하여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으며, 신청기간을 넘겨 이루어진 육아휴직급여 신청은 그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므로 행정청의 부지급처분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와 달리 이 사건 규정을 단순히 훈시규정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② 육아휴직 급여 신청기간을 두게 된 것은 사회보험제도 방식으로 지급되는 사회보장급여로서의 육아휴직 급여 및 출산전후휴가 급여의 특수성을 고려해 각 종료일로부터 12개월이라는 합리적 기간 동안 급여 신청권을 보장하는 한편 그 신청기간을 제한해 고용보험기금의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③ 고용보험법 제107조 제1항은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위 소멸시효는 수급권자의 육아휴직 급여 신청으로 말미암아 중단된다고 규정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기 위해서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의 각 요건 외에도 ‘신청 기간 내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할 것’이라는 절차적 요건도 충족하여야 하는바, 위 신청 기간 내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지 아니하여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수급권자는 더 이상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게 되므로, 신청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위 소멸 시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반면 신청기간 내에 적법하게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는 등으로 그 요건을 모두 충족한 수급권자의 경우에 소멸시효에 관한 위 규정이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되고, 수급권자의 신청은 소멸시효 중단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급권자의 위 급여 신청이 있다 하더라도 직업안정 기관의 장에 의한 요건 충족 여부 등의 검토를 통한 육아휴직 급여의 지급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에 의해 산정된 육아휴직 급여가 지급된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은 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의 규정과는 별개로 여전히 그 존재 의의가 인정된다.

④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1차 육아휴직의 종료일인 2014.1.14.로부터 12개월이 경과한 이후인 2015.6.30. 피고에게 1차 육아휴직의 나머지 기간인 2013.3.15.∼2014.1.14.까지의 기간 동안 육아휴직 급여 지급 신청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신청기간 도과를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불승인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