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청이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른 사람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는 바람에 민원인이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부정발급 받아썼다면 구청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 사실관계
2015년 4월, A씨는 울산시 중구 모 주민센터에서 자신의 형인 B씨로 행세하면서 주민등록담당 공무원에게 “주민등록증을 분실했으니 재발급해달라”고 했고, 담당 공무원은 주민등록전산자료에 1999년 7월자로 등재된 B씨의 사진과 A씨의 얼굴을 대조해 동일인물이라고 판단하고 A씨의 사진이 부착된 B씨의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했습니다. 이후 A씨는 석달 뒤 이 주민등록증을 이용, KEB하나은행 지점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29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고, 350여만원 어치의 물건을 산 다음 카드값을 갚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하나카드는 “지난해 6월 울산 중구청이 재발급한 허위의 주민등록증 때문에 640여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은“울산 중구청은 하나카드사에 대하여 64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6. 16. 선고 2016나71142 판결).

2.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주민등록에 있어 신분사항이 불법적으로 변조·위조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국민 개개인이 신분상·재산상 권리에 관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개연성이 높다”며 “따라서 주민등록증 재발급 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신청인이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 줄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담당 공무원은 A씨의 얼굴과 주민등록전산상의 오래된 B씨 화상사진만을 대조한 후 섣불리 동일인이라고 판단한 다음 지문대조절차를 생략한 채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 본인확인 등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발급 당시 담당 공무원이 B씨의 현 주소와 전 주소, 본적지, 배우자 성명과 생년월일, 자녀의 성명과 생년월일, 형제관계 등을 질문하는 방법으로 본인확인 절차를 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문대조를 하지 않은 직무상 과실은 인정되며, A씨의 지문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고 A씨가 지문대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이다.”라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카드가 재발급된 허위의 주민등록증을 신뢰해 A씨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 후 신용카드 사용으로 입게 된 손해와 중구청 소속 주민센터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중구청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3. 결론
이러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최근 판결에 따라 판단하여 볼 때, 주민등록증 재발급 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른 사람의 행세를 하는 민원인에게 그 다른 사람의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는 바람에 민원인이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부정발급 받아썼다면 주민등록증 재발급 업무상의 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소속된 시청이 신용카드대금을 대신 갚아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