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비양육하는 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가해 미성년자가 피해자를 협박하여 피해자가 자살하자, 가해자의 아버지이지만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닌 A를 상대로 미성년자의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에서, 가해자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닌 비양육친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에 대하여 가해자에 대한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비양육친인 피고에게 감독의무를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에 대하여는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비양육친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일반적인 감독의무가 있다'는 전제 하에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미성년인 가해자는 피해자(당시 16세)의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여 이후 피해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가해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미성년 자녀를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A와 가해자의 어머니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는 자녀가 만 2세였을 때 가해자의 어머니와 협의이혼 하였고, 친권자 및 양육자는 어머니로 정해졌다. 법원은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비양육친)는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다.

다만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현실적·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나 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을 하고 있었거나,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직접 지도나 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처럼, 비양육친의 감독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설시했다.

  이 판결은 비양육친은 원칙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책임을 지지 않고, 비양육친이 실질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하여 왔다거나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감독의무자책임을 진다는 최초의 사례로 향후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