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동기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도라이'라고 상관 뒷담화를 했더라도 상관모욕죄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상관모욕죄는 군형법 제64조에 규정된 범죄로 형법상의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와 달리, 벌금형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모욕죄는 친고죄이고,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이나, 상관모욕죄는 그러한 제한이 없으며 미수범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해군 부사관인 A씨는 부사관 후보생으로 입대해 6월부터 초급반 교육을 받았습니다. 피해자인 B씨는 당시 A씨를 비롯해 부사관 초급반 교육생들을 감독하는 지도관이었습니다. A씨 등 동기생 75명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식사 당번, 면회 당직 등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대화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B씨는 A씨 등 교육생에게 1주일 동안 목욕탕을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물기 제거가 제대로 안 됐다는 등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25점의 과실점수를 부과했습니다. A씨는 이 때문에 외출·외박을 제한받았습니다.


A씨는 단톡방에서 B씨가 목욕탕 청소 담당 교육생들에게 과실 지적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도라이 ㅋㅋㅋ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라는 글을 써 상관인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B씨를 지칭하며 사용한 '도라이'라는 표현은 A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로 판단한 뒤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표현은 목욕탕 청소 상태 점검 방식 등과 관련한 B씨의 행동이 상식에 어긋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상관인 B씨를 경멸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고 볼 수 있지만, 동기 교육생들끼리 고충을 토로하고 의견을 나누는 사이버공간에서 B씨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이지 않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단체채팅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비공개 채팅방으로 교육생들이 불평 불만을 토로하는 공간이기도 했고, 교육생 상당수가 거리낌 없이 욕설 등 비속어를 사용해 대화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A씨의 표현은 1회에 그쳤고 그 부분이 전체 대화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도 않다"면서 "특히 해당 표현은 비공개적인 상황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내포하는 모욕의 정도도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